원맨팀
"김연경과 같은 월드클래스를 만드는 것보다 팀 전체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은 최근 여자 국가대표 배구팀의 감독을 역임한 라바리니 감독의 인터뷰 내용 중 하나인데요.
사실 이 얘기는 여자배구팀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한민국 축구에는 더더욱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자타 공인 월드클래스 '손흥민'을 보유하고 있죠. 대표팀에 있어 이런 월드클래스가 한 명 있다면 그 팀의 전체적인 퀄리티와 가치가 확 상승해버립니다.
다른 나라로 눈을 돌려보면, 폴란드의 레반도프스키,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 스웨덴의 이브라히모비치가 가장 가까운 예인데요. 이 세 국가는 전체적인 팀 퀄리티 보다 한 두 명의 월드클래스에 의존하는 팀으로 그 어렵다는 월드컵 유럽예선을 한 차례씩 통과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을 보면 딱 거기까지가 한계라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바도 있죠. 분명 우리도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한 명으로는 '월드컵 본선 진출' 딱 거기까지 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특히 최근 펼쳐진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그럴 가능성이 여실히 드러났죠. 번뜩이는 모습을 보인 선수는 손흥민, 황희찬, 작은 정우영 선수 정도이고 나머지는 세계 무대의 압박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개인 기량이 매우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특히 수비의 핵인 김민재 선수 한 명이 없으니 수비 퀄리티가 80% 이상 감소한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요.
나머지 선수들의 퀄리티가 너무 낮다 보니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고 수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 없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인 팀 퀄리티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만든다.
반대로 일본이라는 사례를 한 번 보죠.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6월 A 매치 기간 동안, 파라과이, 브라질, 가나 세 팀과 평가전을 펼쳤습니다. 이 세 경기를 지켜보면 일본과 우리나라 축구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는데요. 일본은 토미야스라는 수비의 핵이 빠졌는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고 수비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수비 위주의 두 줄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가하는 전략을 갖고 나왔고 매우 정돈된 모습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우리와 다르게 3선, 4선에서 브라질의 압박을 쉽게 빠져나왔습니다. 엔도 와타루, 선수를 중심으로 좌우 풀백, 센터백이 스스로 오프 더 볼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팀원들이 쉽게 압박을 벗어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전방 지역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몇 차례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후반 교체돼서 미토마 선수는 지친 브라질의 왼쪽 수비라인을 자신감 있게 돌파해 나갔는데요. 비록 밀리탕의 영리한 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상당히 위협적인 움직임을 여러 차례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일본의 경기력이 절대 우연이나 한 두 경기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일본의 주전, 벤치 자원들은 90% 이상이 유럽에서 뛰고 있으며 그 팀에서 주전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선수들은 브라질 정도의 압박이 익숙하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압박을 매주 견디며 성장해나갔죠. 그 결과 대표팀에서 강한 상대를 만나더라도 절대 당황하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주전의 모든 선수들은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등 상위 리그에서 뛰면서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아시아 레벨 이상으로 끌어올려주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보면 손흥민, 황희찬,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황의조, 김민재를 제외하면 유럽 무대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하는 선수가 전무하며 대부분 'K리그 여포'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죠. K리그에서 잘하는 모습, 리그 전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모습은 박수받을 만 하나, 그 안에서 K리그 정도의 레벨까지 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모습이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단적으로 유튜브 '슛 포 러브'에 출연한 도르트문트 코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기 템포가 빠르다고 불리는 전북과 대구와의 경기를 보고 분데스리가 전체와 비교해도 템포가 느리다는 평가를 했죠. 이런 속도의 템포에 익숙해져 있다 보면 국가 대항전에서 상위 레벨 선수의 압박에 정신을 못 차리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당연한 것이겠지요.
손흥민을 통해 다시 부는 축구의 바람, 선수들의 유럽 무대 도전으로 이어지길
최근 손흥민 선수가 PL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증가한 모습니다. 야구, 농구, 배구는 프로스포츠, 유소년이 조금씩 쇠락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축구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국기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저는 유럽에서 대한민국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이 시점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유럽 무대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이동준, 이동경, 정상빈, 홍현석과 같은 선수처럼 두려움 없이 한 번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선수들에게 이러한 도전을 권장한다 해도 군문제나 K리그 팀의 구조 때문에 해외 이적이 사실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특별법으로 군 입영 연령이 늘어나면 너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오세훈, 조규성 선수처럼 상무에 일찍 들어가 군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좋을 것 같습니다.
추가로 상주 상무뿐만 아니라 해군, 공군 주도의 축구단도 생겨 좀 더 많은 선수들이 K리그 산하 '군' 팀을 들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욱더 늘어나 자연스럽게 여론이 형성되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K리그 팀에 있어 해외 리그에 핵심 선수를 싸게 파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것도 바람이지만 계약 간에 재이적 보너스로 보전받거나, 국내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여 마케팅으로 비용을 보상받는 방향도 한 번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카타르 월드컵의 성적보다 선수들 자체가 주목받는 대회가 되길..
국가대표팀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선전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선수 개개인이 유럽에서 주목받는 대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황인범, 엄원상, 고승범, 김진규 같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의 무대로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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